공모주를 좀 하다 보면 ‘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아서 시초가가 강할 것 같다’는 말을 듣게 돼요. 저도 종목 고를 때 이 숫자를 제일 먼저 보는데요, 왜 이게 시초가를 좌우하는지 풀어볼게요.
의무보유확약이 뭔가요?
기업이 상장하기 전에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미리 청약을 받는데(수요예측), 이때 기관들이 “우리는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안 팔게요”하고 약속하는 걸 의무보유확약(보호예수)이라고 해요. 확약 기간은 보통 15일·1개월·3개월·6개월로 나뉘어요.
이걸 전체 기관 배정 물량 대비 비율(%)로 나타낸 게 의무보유확약 비율이에요. 이 비율이 높다는 건 ‘상장 초기에 시장에 쏟아질 매도 물량이 적다’는 뜻이에요.
왜 시초가에 영향을 줄까?
상장 첫날 가격은 결국 ‘사려는 힘 vs 팔려는 힘’의 싸움이에요. 기관들이 받은 물량을 상장하자마자 던져버리면(이걸 오버행이라고 해요) 가격이 눌리겠죠. 반대로 많은 기관이 ‘안 팔겠다’고 묶어두면, 초기 매도 물량이 적어서 시초가가 강하게 뜰 가능성이 커져요.
말로만 말고, 실제 숫자로 보면
기준을 세워놨으니 실제로 그렇게 굴러갔는지도 확인해야겠죠.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시초가가 확인된 종목 가운데 스팩을 뺀 일반 사업회사 23곳을 확약 비율 구간으로 나눠 시초가 수익률을 평균 낸 결과예요.
| 확약 비율 | 종목 수 | 평균 시초가 | 최저 | 최고 |
|---|---|---|---|---|
| 0~5% | 5 | +23.0% | +0.0% | +90.9% |
| 5~20% | 4 | +56.2% | +0.0% | +110.5% |
| 20~40% | 3 | +107.3% | +48.6% | +178.1% |
| 40% 이상 | 11 | +250.8% | +135.8% | +300.0% |
구간이 올라갈수록 평균이 계단처럼 올라가요. 특히 눈여겨볼 건 최저값이에요. 확약 40% 이상 구간은 가장 부진했던 종목조차 +135.8%였어요. 반대로 확약 20% 미만 구간에는 시초가가 공모가와 똑같이 시작한(+0.0%) 종목이 양쪽 다 끼어 있어요. 확약이 높으면 ‘많이 오른다’기보다 바닥이 올라간다고 읽는 편이 실제에 가까워요. 계산 과정과 상관계수는 의무보유확약률이 정말 시초가를 좌우할까에 자세히 적어뒀어요.
비율만큼 ‘기간’도 봐야 해요
확약 비율은 하나의 숫자로 보이지만, 그 안은 기간별로 쪼개져 있어요. 같은 확약 30%라도 구성이 다르면 의미가 꽤 달라져요.
- 15일 확약 — 상장 2주 뒤면 풀려요. 시초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그 뒤 물량 부담은 그대로 남아요.
- 1개월 확약 — 가장 흔한 형태. 상장 한 달 즈음 매물 출회가 몰릴 수 있어요.
- 3개월·6개월 확약 — 기관이 그만큼 길게 보고 들어왔다는 신호로 읽혀요. 같은 비율이면 장기 확약 비중이 큰 쪽이 더 좋아요.
그래서 확약 비율이 높은 종목이라도 15일짜리로만 채워진 30%와 6개월짜리가 절반인 30%는 상장 이후 흐름이 다를 수 있어요. 시초가에 파는 전략이라면 비율만 봐도 충분하지만, 며칠 들고 갈 생각이라면 증권신고서에서 기간 구성까지 확인해두는 게 좋아요.
확약 비율을 볼 때 흔한 함정
- 스팩에 그대로 적용하지 마세요. 스팩은 확약이 0~1% 수준인데도 시초가가 강한 경우가 많아요. 실제로 2026년 스팩 중에는 확약 0.0%인데 시초가 +104.5%가 나온 사례가 있어요. 구조가 아예 다른 상품이라 같은 잣대로 보면 안 돼요.
- 확약 ‘신청’과 ‘배정’은 달라요. 수요예측 단계의 확약 신청 물량이 그대로 배정되는 건 아니라서, 최종 확약 비율은 배정 결과가 나와야 확정돼요.
- 확약 0%가 곧 나쁜 종목은 아니에요. 기관 참여 자체가 적은 소형 공모나 스팩은 애초에 확약이 잡히지 않아요. 이럴 땐 수요예측 경쟁률과 공모가 밴드 위치를 대신 봐야 해요.
어디서 확인하나요?
원래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(DART)의 증권신고서·투자설명서를 봐야 하지만, 숫자 찾기가 번거롭죠. 더따상은 종목 상세 페이지에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바로 정리해두고, 이 항목에 점수 40점이라는 가장 큰 비중을 줘요. 그만큼 시초가에 중요한 지표라고 보는 거예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