의무보유확약이 높으면 시초가가 강하다—공모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거의 상식처럼 통하는 말입니다. 그런데 정말 그런지, 얼마나 그런지 숫자로 확인한 글은 잘 없더라고요. 그래서 더따상이 쌓은 29종목 데이터로 직접 계산해봤습니다.
상관계수 0.77 — 근데 함정이 있습니다
29종목 전체로 확약률과 시초가 수익률의 상관계수를 구하면 0.77이 나옵니다. 꽤 강한 양의 상관이죠. 그런데 구간별로 쪼개보니 이상한 게 하나 보였습니다.
확약률이 1% 미만인 종목 7개의 평균 수익률이 +138.6%로, 확약률 1~5% 구간(+71.4%)보다 오히려 높았거든요. ‘확약이 높을수록 좋다’는 가설과 정반대입니다. 이 7종목을 열어보니—전부 스팩이었습니다.
스팩은 사업 실체가 없는 껍데기 회사라 기관이 확약을 걸 이유가 구조적으로 없습니다. 확약률이 0에 가까운 게 정상이에요. 그러니 스팩을 섞어놓고 확약률을 비교하면 그림이 망가집니다.
스팩을 빼면 그림이 선명해집니다
스팩 9종목을 제외하고 일반 종목 20개만 다시 계산했더니 상관계수가 0.93으로 뛰었습니다. 구간별 평균도 깔끔하게 계단을 그립니다.
| 의무보유확약률 | 종목 수 | 평균 시초가 수익률 | 최저 | 최고 |
|---|---|---|---|---|
| 0~5% | 3 | +8.0% | +0.0% | +24.0% |
| 5~20% | 3 | +75.0% | +48.8% | +110.5% |
| 20~40% | 3 | +107.3% | +48.6% | +178.1% |
| 40% 이상 | 11 | +250.8% | +135.8% | +300.0% |
구간이 올라갈 때마다 평균 수익률이 한 번도 뒤집히지 않고 올라갑니다. 특히 확약률 40% 이상 11종목은 최저가 +135.8%였습니다. 이 구간에서는 손해 본 종목이 하나도 없었다는 뜻이에요. 반대로 확약률 5% 미만 3종목은 평균 +8.0%로, 사실상 본전이었습니다.
수요예측 경쟁률은 어땠나
같은 방식으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과의 상관도 구해봤는데 0.49였습니다. 확약률(0.77, 스팩 제외 0.93)보다 확실히 약합니다.
|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| 종목 수 | 평균 시초가 수익률 |
|---|---|---|
| 500:1 미만 | 2 | +12.0% |
| 500~900:1 | 4 | +114.8% |
| 900~1,200:1 | 10 | +186.6% |
| 1,200:1 이상 | 13 | +175.6% |
경쟁률 500:1 미만에서 +12.0%로 뚝 떨어지는 건 분명합니다. 다만 900~1,200:1 구간(+186.6%)이 1,200:1 이상(+175.6%)보다 오히려 높습니다. 경쟁률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그 위로는 변별력이 별로 없다는 뜻이에요. 요즘 웬만한 종목은 1,000:1을 넘기니까요.
표본이 20종목(스팩 제외)이라 결코 넉넉하지 않고, 2026년 상반기는 공모주 시장이 전반적으로 강했던 시기입니다. 시장이 식으면 같은 확약률이라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.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.